[산티아고로 가는 길] # 3. 의식주 중 ‘주’ 준비하기 – 허브라이트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기로 결정되고 준비물을 챙기기 시작했을 때 저희들이 가장 신경 쓰였던 부분이 배낭 문제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용량이 가장 신경쓰였던 부분이었습니다.

어느 정도를 가져가야 일주일간 생존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무리없이 다 짊어지고 다닐 수 있을까 고민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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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2013. 4. 23 / Arca O Pino에서 Santiago de Compostela로 가는 길,

점심 때 들렀던 순례길 내내 가장 맛있었던 햄버거 집에서, 주인만큼 힘든 배낭이 휴식을 취하다.

[배낭]

일주일 동안 저희의 생명유지장치가 여기 다 담겨야 합니다.

용량이 충분하되, 너무 커서 걷는데 무리를 줄 정도면 안 되겠지요.

준비하면서 여기저기 자료를 찾아보니, 보통 40리터를 전후해서 배낭을 많이 선택하는 것 같았어요.

특정 용량을 집어가며 이게 좋더라, 이게 좋더라 하는 얘기들이 있던데 결국은 직접 그 가방을 메는 사람에 의해 좌우될 거란 생각에 저희는 매장에 가서 40리터 전후의 배낭을 직접 메어보고 결정하기로 했어요.

역시나 직접 메봤더니, 느낌이 오더라고요.

JM은 오프리 44리터, BJ는 오프리 36리터, AJ는 아크*릭스 33리터로 구매했어요.

이렇게 가져갔는데 셋 다 남는 공간 없이 꽉꽉 채워 다녔습니다.

BJ는 땀을 많이 흘리는 타입이라, 등판이 등과 닿지 않게 떠 있어서 등 사이에 바람이 잘 통하는 배낭으로 구매했고요.

배낭에 대해서 드는 생각은요.

배낭이 크면 큰 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다 꽉꽉 채워서 들고 다니게 되더라고요.

큰 배낭에 넉넉하게 넣어야지, 생각하기 보다는 작은 배낭에 불필요한 물품들 전부 빼고 알차게 들고 다니는게 순례길을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걸을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아요.

겨울이라 옷이나 침낭 등의 부피가 어쩔 수 없이 나갈 경우를 제외하고는 40리터 이상의 큰 배낭은 굳이 필요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수납공간 다양한 게 좋고, 배낭 아래에 놓인 짐도 쉽게 꺼낼 수 있도록 접근성이 좋은 배낭을 선택하는 게 좋겠지요.

또한 배낭별로 같은 용량이라도 스몰, 미듐, 라지로 구별되어 있거나 여성용, 남성용으로 구별되어 있는 것도 있으니 매장에서 반드시 직접 메어보고 본인 체형에 맞는 것으로 고르세요.

여기서 잠깐, 배낭을 잘 꾸리는 방법을 짚어보고 갈까요?

* 배낭을 잘 꾸리는 방법

배낭 꾸리기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하중이 등 전체에 골고루 분산되어야 하는 것이고, 그 다음은 무게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배낭을 꾸릴 때는 먼저 허리선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배낭 밑에 부드러운 침낭을 넣었어요.

배낭에 물건을 넣을 떄는 가벼운 물건은 아래에, 무거운 물건을 위에 넣는 게 기본입니다.

그리고 무거운 물건은 될 수 있는 한 등판 쪽에 넣어야 체감 하중을 줄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무거운 물건이 아래쪽이나 등 바깥 쪽에 있으면 배낭이 뒤로 당겨지는 힘을 받게 되어서 더 많이 불편하고 힘이 든다고 상대적으로 느낄 수 있겠지요.

자주 꺼내어서 사용하게 되는 아이템들은 배낭 위쪽에 넣어야 꺼내기 편해서 좋겠지요.

배낭 무게는 보통 10kg 내외로 짐을 싸라고 얘기들 많이 하더라고요.

JM과 BJ는 순례길 시작할 때 배낭에 짐 다 넣고 잰 무게가 13kg내외였어요.

AJ는 순례길 시작할 때 배낭에 짐 다 넣고 잰 무게가 10kg 내외였고요.

순례길 끝나고 각종 먹을거리 등이 소비된 상태에서 재어봤을 때는 JM과 BJ는 10-11kg 내외였었고, AJ는 8kg 나왔었어요.

무리없는 하중의 한계가 보통 체중의 1/3이라고들 하는데요.

보통의 일반인들이 그 정도의 무게를 짊어지고 걷는 것은 크게 무리가 있다고 보여요.

1kg 줄면 1km를 더 갈 수 있단 얘기들도 들었던 것 같고요.

그래서 가능하면 무게를 줄일 수 있는 만큼 줄이세요.

남자 기준으로 13kg 내외, 여자 기준 10kg 내외이면 허브라이트 크루처럼 평생 운동을 끼고 살지 않는 아~~~주 평범한 사람도 순례길 완주하는데 크게 무리가 없는 것 같습니다.

플라이트커버

  • 사진: 인천공항 출국 전, 플라이트 커버를 씌운 순례길 배낭

[배낭커버, 플라이트 커버(flight cover), 보조가방]

배낭 커버는 비올 때 배낭을 보호하기 위해서 필요하겠지요.

정작 저희의 순례길 동안에는 비가 한 번도 안 와서 쓸 일이 없긴 했어요.

하지만 AJ는 배낭을 바닥에 내려놓거나 할 때 배낭 커버를 입혀서 배낭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데 썼어요.

플라이트 커버의 경우, 비행기에 배낭 실을 때와 알베르게에 배낭 놔둘 때 굉장히 유용하게 썼어요.

비행기에 배낭 수하물로 보낼 때 플라잇 커버에 배낭 넣고, 자물쇠로 끝 부분 채워주면 배낭 보호도 되고 좋더라고요.

그리고 알베르게에선 여러 명이 함께 묵는 도미토리 형태에서 배낭을 보호할 때 유용했습니다.

배낭을 플라이트 커버 안에 넣고 커버를 침대와 함께 묶어서 자물쇠 채우면 배낭 훔쳐갈 일이 없어서 맘 편하더라고요.

그래서 배낭을 비행기 수하물로 보낼 필요가 있는 분, 도미토리 형태의 알베르게에서 배낭 도난 걱정 없이 계시고 싶은 분들은 플라이트 커버가 유용할 것 같아요.

보조가방의 경우, JM과 BJ가 들고 갔습니다.

JM의 경우, 자주 넣었다 뺐다 하는 아이패드와 가이드북, 지갑, 여권, 바우처 등을 수납하기 위해 들고 갔습니다.

JM의 경우, 보조 가방에 중요한 것들을 넣어다녀서 복대가 따로 필요없었고요.

보조 가방은 촌스러워 보이더라도 보안을 위해 앞으로 메고 다녔습니다.

BJ의 경우, DSLR과 물티슈, 모자, 물통 등을 수납하기 위해서 들고 다녔습니다.

아이패드나 카메라처럼 자주 넣었다 뺐다 하는 녀석들이 있기 때문에 보조 가방이 제법 유용했습니다.

또한 알베르게에 도착해선 보조가방만 들고 저녁 먹으러 다니면 되기 때문에 그 점에선 유용하긴 합니다.

물론, 짐이 많지 않을 경우엔 복대로도 커버가 되겠지만요.

하지만 아이패드나 DSLR 정도의 카메라를 들고 다닐 게 아니면 보조 가방은 굳이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순례길에선 첫째도 짐 줄이기, 둘째도 짐 줄이기가 중요하니까요.

보조가방의 짐 무게에 합산되기 때문에 1-2kg 정도 더 들고 다닌다고 생각하면 되거든요.

AJ도 보조가방 없이 33리터 배낭으로 잘 다녔습니다. ^___^;;

[침낭]

스페인 봄 날씨가 아침, 저녁에는 춥고 낮에는 덥고 뜨거워요.

알베르게에 난방이 잘 안 되는 경우도 있다 하고, 일단 밤에는 춥다고 해서 침낭을 준비했습니다.

게다가 베드버그를 피하려면 알베르게에서 주는 이불을 절대 덮지 말란 얘기들도 많이 들어서 침낭을 따로 준비했습니다.

BJ는 일반 침낭을, JM과 AJ는 오리털 침낭을 준비했는데요.

스페인의 봄날씨에는 일반 침낭으로도 충분히 커버가 되었어요.

JM은 오리털이 더웠다 했고, AJ는 추위를 제법 타서 그런지 기분좋게 따뜻하게 자서 좋았습니다.

한 겨울에 갈 거 아닌 이상에야 침낭에 많은 돈 투자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스틱]

등산용 스틱은 AJ만 준비해 갔습니다.

매장에 가서 직접 다 들어보고 가장 가벼운 것으로 선택했고요.

저는 다니는 내내 정말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힘들어 지칠 때 스틱으로 마음 속으로 ‘하나 둘’ 발맞춰 걸으니까 나중엔 힘든 것도 잊고 걸을 수 있게 되더라고요.

물론, JM과 BJ는 스틱 없이도 잘 다녔지만, 잠시 제 스틱을 빌려 썼던 JM의 얘길 들어보면 스틱으로 다니니 꽤나 걸을만 하다, 한결 편하다라고 얘기하더라고요.

무리가 안 된다면 스틱 준비해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복대, wrapsafe, 자물쇠, zip pull set, 호루라기, 랜턴, 귀마개]

복대는 말이 필요 없죠. 유용하게 쓰고 왔습니다.

wrapsafe 이건 배낭이나 짐을 칭칭 매서 자물쇠를 채우는 그런 녀석인데요.(상상이 되세요?^^)

이건 플라이트 커버가 있어 쓸 일이 없었습니다. ㅠ.ㅠ

자물쇠는 플라이트 커버와 함께 매우 유용하게 썼습니다.

zip pull set는 배낭의 지퍼들에 붙어 있는 끈들이 끊어지거나 할 때 바꿔줄 수 있도록 준비했어요.

근데, 등산화 여분끈처럼 오랜 시간 순례길을 하지 않는 이상, zip pull set는 필요없을 것 같아요.

저희도 쓸 일이 일체 없었고요.

호루라기는 호신용으로 하나 준비해서 가져갔는데, 딱히 쓸 일이 없었습니다.

랜턴은 새벽에 일어나거나 밤에 소등 후 필요할 때 쓰려고 준비했는데, 여러 명이 함께 쓰는 도미토리형 알베르게에선 제법 유용하게 썼습니다.

귀마개 역시 여러 명이 함께 쓰는 도미토리형 알베르게에서 매우~~~ 유용하게 썼습니다.

근데, 데시벨이 높은 초강력 코골이에는 귀마개는 투명 귀마개가 되어버리더군요.

Bo나 So에서 나오는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끼고 자면 어찌 될지 궁금하더라고요.

다음엔 꼭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장만해서 가야겠습니다.

들꽃 사리아

  • 사진: 2013. 4. 19 / Sarria에서 Portomarin으로 가는 길 위에 핀 들꽃

다음 번엔 기타 여러 가지 챙겨갔던 물품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Buen Camino!

[산티아고로 가는 길 – # 4. 기타 준비하기] 편 보러가기


Santiago 공항 바로 지나서(42.9084/-8.4264) | Arrangy.com
좋은 풍광도 짐이 무거우면 다 귀찮다. 지금 가면 저 짐의 반만 가져갈테다!

 


Fez

모로코 Fez 여행 계획,  Arrangy

왜 Arrangy 를 사용해야 할까요?  ‘여행의 시작 – Arrangy’ 가 궁금하지 않으세요?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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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로 가는 길] # 3. 의식주 중 ‘주’ 준비하기 – 허브라이트”에 대한 2개의 생각

  1. 핑백: 산티아고로 가는 길 – # 2. 의식주 중 ‘식’ 준비하기 | Hubrite

  2. Jimin Jeong

    AJ!, 이번 순례길에서 3명 모두 짐을 과하게 들고 갔다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33리터의 배낭으로 잘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사람들이 짐을 나누어 들어줬기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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